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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데마 피게의 새로운 뮤지엄

2020년 여름, 오데마 피게는 1875년 브랜드를 설립한 스위스 르브라쉬의 역사적인 요람에 새로운 뮤지엄을 개관했다.


더블 헤어스프링 형태의 오데마 피게 뮤지엄
더블 헤어스프링 형태의 오데마 피게 뮤지엄

1868년 쥘 루이 오데마(Jules-Louis Audemars)와 에드바르 오귀스트 피게(Edward Auguste Piguet)가 브랜드를 창립했던 건물은 1992년부터는 시계 박물관으로 활용되고 있었다. 그러나 오데마 피게는 이 전설적인 건물에서 과감히 탈피하기로 결정하고 그 옆에 극적인 디자인을 자랑하는 새로운 박물관을 건립했다.


오데마 피게의 행정 고문이자 쥘 루이 오데마의 친족인 자스민 오데마(Jasmine Audemars) 회장은 “우리는 우리의 뿌리 깊은 역사와 혁신적인 정신을 온전히 반영할 수 있는 새로운 공간에서 방문객이 직접 우리의 문화유산과 노하우, 유구한 역사, 세계화 마인드 등을 직접 경험할 수 있기를 바랐다. 무엇보다도 지금의 오데마 피게가 있을 수 있게 도와준 워치메이커들과 시계 장인들에게 경의를 표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녀의 말대로 새로운 뮤지엄은 브랜드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동시에 제시하고 있기 때문에 어제와 내일 사이에 연결고리를 놓아주는 진정한 ‘백 투 더 퓨처’라 할 수 있다. 아울러 혁신적인 새로운 건물 안에 과거의 시계를 전시함으로써 자스민 오데마가 언급한 철학과 가치를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다.


발레드주와 하나로 어우러진 공간


오데마 피게 뮤지엄의 스카이뷰
오데마 피게 뮤지엄의 스카이뷰

뮤지엄은 지붕이 모두 식물로 덮여 있어서 완벽하게 주변의 자연 환경 속으로 녹아들고 있다. 쥐라 산맥의 아름다운 풍광을 그대로 간직한 능선에 자리 잡은 이 뮤지엄은 겨울이 되어 풍경을 덮어버릴 만큼 많은 눈이 내리면 유리 벽을 통해 흔적을 감추듯 완전히 사라져버릴 것처럼 느껴진다. 900㎡의 전시 공간은 이렇듯 외부의 시선과 완전히 차단된 채로 주변 풍경의 깨끗함과 순수함을 그대로 보존하면서 동시에 유리 벽을 통해 스며드는 자연광으로 더없이 밝은 공간을 이끌어냈다.


새로운 오데마 피게 뮤지엄 전경
새로운 오데마 피게 뮤지엄 전경

이 같은 아름다움을 실현하기 위해 오데마 피게는 최상의 기술력을 동원했다. 스틸 소재의 지붕과 함께 빛과 온도 조절을 위해 외부 표면을 감싸주는 황동 구조물 등을 순전히 유리 벽이 받쳐낼 수 있도록 제작한 것이다. 오데마 피게는 이 정도의 해발고도에서는 세계 최초의 시도였다는 기술적 역량을 강조했다. 외관 형태는 뮤지엄이 자리 잡은 능선의 고유한 경사면을 그대로 살렸다.


오데마 피게 뮤지엄 내부 전경
오데마 피게 뮤지엄 내부 전경

더블 헤어스프링 형태로 구축된 뮤지엄의 내부는 시계 방향으로 이동하도록 표시되어 있어 마치 시계 메커니즘의 심장부를 향해 그대로 걸어들어가는 기분이 든다. 오데마 피게가 2014년에 주최한 국제 콩쿠르에서 선발되어 이 박물관의 디자인을 맡게 되었던 덴마크의 건축 에이전시의 창립자이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브야르케 잉겔스(Bjarke Ingels)는 완벽한 몰입을 강조하며 “시계는 건축과 마찬가지로 지성과 기술력, 움직임과 엄정성 등으로 소재에 생명을 불어넣는 예술이자 과학이다. 시계는 시각의 표시라는 형태로 소재에 생명을 불어넣는다”고 피력했다.


145년의 역사와 만나는 공간


오데마 피게의 역사를 이야기해주는 300점의 시계를 만나볼 수 있다. 이 시계들은 단순히 제작 연도순이 아니라 오데마 피게가 145년 전부터 마스터해온 주된 컴플리케이션인 크로노그래프와 소네리, 천문시계 등을 테마별로 전시해놓았다.


오데마 피게 유니버셜 포켓 워치
오데마 피게 유니버셜 포켓 워치

이런 뮤지엄의 전시 방식 덕분에 방문객은 시대와 유행에 따라 브랜드가 미적으로 어떻게 진화해왔는가를 한눈에 볼 수 있다. 헤어스프링의 중심부에는 ‘유니버설 포켓 워치’가 당당히 자리 잡고 있다. 1899년에 제작된 이 시계는 1170개의 부품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30가지 기능을 탑재하고 있다. 그중에는 점핑 세컨드 크로노그래프와 문 페이즈, 퍼페추얼 캘린더, 그랑드 소네리와 프티트 소네리, 미닛 리피터 등의 기능이 포함되어 있다.


오데마 피게의 박물관에서는 이와 같은 시간 여행 외에도 다양한 서프라이즈를 경험해볼 수 있다. 이를테면 시계를 잘 모르는 대중도 시계가 작동할 수 있는 원리를 제대로 알 수 있도록 제작된 대형 모형과 브랜드의 가장 아이코닉한 시계인 로열 오크만을 위해 마련된 대형 쇼케이스, 역사적 흐름에 따른 상징적인 모델들을 선보이는 쇼윈도, 직접 앉아 체험해볼 수 있는 작업대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이 박물관이 뮤지엄-아틀리에라고 일컬어지는 만큼 무엇보다도 가장 본질적인 특징은 워치메이커들과 전문 시계 장인들이 기량과 재능을 선보이는 순간을 방문객이 직접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이 같은 선택은 오데마 피게 뮤지엄의 원장이자 헤리티지 부서의 디렉터인 세바스티앵 비바스(Sebastian Vivas)의 강력한 주장으로 이루어졌다.


그는 “발견과 배움, 화목함 등이 가득한 유일무이한 장소로서 지식과 노하우가 다음 세대로 전해지는 곳을 만드는 것이 나의 바람이었다”고 말했다.


오데마 피게 [리]마스터 01 에디션
오데마 피게 [리]마스터 01 에디션

더불어 또 다른 기억을 남기기 위해 뮤지엄 개장에 맞춰 특별히 제작된 시계도 선보인다. 일명 오데가 피게 ‘[리]마스터 01 ([Re]master 01)’ 시계로, 1943년 모델에서 영감을 받았다. 영감을 준 오리지널 모델도 전시된 300점의 시계 가운데 하나다.


오데마 피게 매뉴팩처의 컴플리케이션 책임자 미카엘 프리드망(Michael Friedman)은 이에 관해 “물론 이 시계 외에도 우리의 역사적인 컬렉션에서 많은 시계가 우리의 리마스터링 프로젝트에 영감을 줄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무슨 이유에선지 1943년에 제작된 이 시계가 우리에게 진정한 과거의 울림과 감동을 선사했다”라고 설명했다.


2020년 6월 일반인에게 공개된 오데마 피게 뮤지엄 티켓의 가격은 30스위스프랑이며, 티켓은 웹사이트(museeatelieraudemarspiguet.com)에서 미리 구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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