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 시계 제조사 엠비앤에프와 이탈리아 로만 주얼러 불가리가 다시 만나 시계 제조의 관습을 뛰어넘는 새로운 걸작을 탄생시켰다. 이번 협업을 통해 두 브랜드는 불가리의 영원불멸한 아이콘인 세르펜티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제시했다.

지난 2021년 엠비앤에프와 불가리는 이례적인 파트너십을 맺으며 모두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겨주었다. 바로 획기적인 기계적 구성을 지닌 엠비앤에프의 레거시 머신에 불가리의 유서 깊은 젬 세팅 노하우를 결합한 ‘LM 플라잉 T 알레그라’를 탄생시키며 서로 다른 필드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두 브랜드의 정체성을 하나의 시계에 담아낸 것이다. 그로부터 약 4년이 지난 2025년 엠비앤에프와 불가리는 큰 화제성과 성공을 이끈 첫 번째 협업작의 역사를 이를 두 번째 협업작을 선보였다. 이번에는 불가리의 영원불멸한 아이콘이자 재생, 부활 그리고 지혜 등을 상징하는 세르펜티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제시했다.
(왼) 엠비앤에프의 설립자 막시밀리앙 뷔세와 불가리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파브리지오 부오나마사 스틸리아니, (오) 이번 협업작의 설계 과정.
불가리의 아이코닉한 뱀 모티프를 새로운 예술적인 작품으로 승화시키기 위해 케이스 디자인과 무브먼트 그리고 제작 방식까지 전면으로 재구성했다. 이 과정에서 자동차에 대한 공통된 관심사까지 발견한 두 브랜드는 세르펜티의 고유한 형태를 유지하면서도 날렵한 스포츠카를 떠올리게 하는 디자인을 설계했다.
새로운 세르펜티의 케이스를 구성하는 부품과 케이스 제작 과정.
이로써 뱀 머리의 형태를 띠는 직경 39mm 사이즈의 곡선형 케이스에는 5개의 사파이어 크리스털 사용하여 스포츠카의 매끈한 차체와 뒷창문에 장착된 루버 등을 완벽히 재현했다. 이러한 곡선형 케이스와 계단식 사파이어 크리스털의 조합은 가공과 마감 처리가 매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수심 30m의 방수 성능을 구현하는 데에도 엄청난 어려움을 안겨주었다.
스포츠의 매끄러운 실루엣을 재현한 독특한 세르펜티 케이스.
불가리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파브리지오 부오나마사 스틸리아니는 새로운 세르펜티를 설계하는 과정에서 뱀의 눈에 생기를 불어넣어 세르펜티가 살아 움직이게 하고자 했다. 이는 두 개의 회전하는 시, 분 돔으로 구현했으며, 그 결과물로 왼쪽 돔은 12시간에 한 회전을 완성하는 반면 오른쪽 돔은 60분에 한 바퀴를 회전한다.
세르펜티의 눈을 재현한 2개의 돔이 각기 다른 속도로 회전하며 시간을 알려준다.
시계의 무게를 줄이기 위해 각각의 돔은 가벼운 알루미늄 소재로 제작한 다음에 컬러 작업을 더했으며, 수작업으로 슈퍼 루미노바까지 적용한 덕분에 더움이 내리면 뱀의 눈이 밝게 빛난다. 시간 설정과 무브먼트는 와인딩을 개별적으로 할 수 있도록 뒷면 러그와 통합된 2개의 큼직한 크라운을 배치했으며, 이는 자칫 자동차 휠로 착각하기 쉬운 독특한 디자인으로 완성했다.
(왼) 시계의 앞면에서 감상할 수 있는 14mm의 대형 플라잉 밸런스 휠, (오) 파워 리저브 인디케이터를 감상할 수 있는 세르펜티의 백 케이스.
이 시계는 독특한 구조를 지닌 엠비앤에프의 인하우스 매뉴얼 와인딩 칼리버로 구동된다. 시계 앞면에 뱀의 두뇌를 재현하기 위해 기술적으로 구현하기 어려운 14mm의 대형 플라잉 밸런스 휠을 4개의 레귤레이팅 스크루로 고정했으며, 이를 지탱하는 입체적인 밸런스 브리지에는 두 브랜드의 이름을 새겼다. 또한 파워 리저브 인디케이터는 시계의 앞면이 아닌 뒷면에서 감상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왼쪽부터) 로즈 골드, 티타늄 그리고 스테인리스 스틸 버전의 불가리 x 엠비앤에프 세르펜티.
이번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3종의 예술적인 세르펜티가 탄생했으며, 모델별로 33점씩 한정 생산된다. 그중 티타늄 케이스 모델에는 블루 컬러로, 두 번째 버전인 로즈 골드 모델에는 강렬한 녹색 눈으로 포인트를 주었다. 마지막 버전인 블랙 PVD 코팅 처리한 스틸 모델에는 레드 컬러의 눈으로 생동감을 불어넣었다.
Editor: Ko Eun B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