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AN CLEEF & ARPELS 'POETRY OF TIME':홍콩에서 마주한 서정적 시간의 서사
- revuedesmontres

- 4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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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1월 반클리프 아펠은 메종의 워치메이킹 철학인 '포에트리 오브 타임'을 집대성한 특별 전시를 홍콩에서 개최했다. 이번 전시는 기술적 정밀함을 넘어 사랑과 자연, 우주의 섭리 등을 다이얼 위에 구현해온 메종의 노하우를 한곳에 모은 자리였다.

시계 기자를 하며 수많은 박람회와 전시를 경험했지만, 지난 1월 홍콩에서 마주한 반클리프 아펠의 세계는 유독 깊은 잔상을 남겼다. 메종이 오랜 세월 동안 지켜온 '포에트리 오브 타임'이라는 비전은 시계라는 물건을 단순히 시간을 읽는 도구가 아니라 감정을 이끌어내는 매개체로 정의하고 있었다.

홍콩의 심장부라고 할 수 있는 '센트럴 피어 4'에서 열린 이번 전시는 몰입형 공간을 통해 메종의 역사적인 아카이브부터 현대적인 마스터피스에 이르기까지 입체적으로 조명했다. 전시장 곳곳에 배치된 워크벤치에서는 워치메이커와 에나멜러들이 직접 작업 과정을 시연해 보였고, 벽면의 작은 창 너머로는 발레리나와 요정이 춤추는 환상적인 세계가 펼쳐졌다.

이번 기사에서는 홍콩에서 체험한 반클리프 아펠의 워치메이킹 철학을 되짚어보려 한다. 기술적 완성도를 기반으로 다이얼 위에 서정적인 생명력을 불어넣는 그들의 작업은 시계 제조가 곧 예술적 기교의 정점임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주었다. 아울러 메종의 상징적인 타임피스들과 함께 우주의 춤을 재현한 오토마톤도 잊히지 않을 감동의 순간과 경이로움을 선사해 주었다.

반클리프 아펠의 워치메이킹 철학
반클리프 아펠의 워치 작품들은 메종의 정체성을 구현하며 파리와 제네바를 오가는 다양한 전문성을 하나로 어우러지게 한 협업의 결실이다. 반클리프 아펠의 모든 프로젝트는 창의성을 바탕으로 시작된다. 구아슈 스케치로 처음 구체화된 아이디어는 전통으로 이어온 장인 정신과 혁신적 기술이 만나는 과정을 통해 생명력을 지닌 작품으로 탄생한다. 메종은 다이얼 위에 전달하고자 하는 스토리를 구현하기 위해 최소 수년의 개발 기간을 거치기도 한다. 이후 워치메이커와 에나멜링, 인그레이빙, 세공, 스톤 세팅 등 각 분야의 숙련된 장인들이 협업하며 타임피스의 조립을 완성한다. 반클리프 아펠의 상상으로 탄생한 다채로운 세계는 메커니컬 전문성과 고귀한 소재, 예술적 기교인 메티에 다르 등이 어우러져 구현되며 다이얼마다 독창적이고 고유한 이야기에 생명을 불어넣는다.
레이디 아펠 발 데 자모르 오토메이트 워치 / 레이디 아펠 퐁 데 자모르 워치
컴플리케이션의 예술과 정밀함의 조우
2006년에 탄생한 포에틱 컴플리케이션 컬렉션은 모든 순간을 하나의 매혹적인 이야기로 풀어가는 반클리프 아펠의 비전을 품고 있다. 이 독창적인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메종은 수년에 걸쳐 자체적으로 브랜드만의 고유한 메커니즘과 혁신적 컴플리케이션을 개발해 왔다. 제네바 워치메이킹 워크숍에서 무브먼트 전문가와 워치메이커, 장인은 경이로움을 추구하며 창의성이 돋보이는 기술적 완성도를 갖추기 위해 긴밀하게 협업하고 있다. 레트로그레이드 디스플레이, 회전형 디스크 무브먼트, 플라네타리움 모듈 등은 시간의 측정이라는 정밀한 세계에 경쾌한 감성을 더하며, 여기에 더한 온디맨드 애니메이션 기능은 착용자가 원하는 순간마다 다이얼의 장면을 아름답게 재현해 준다.

반클리프 아펠의 최신작 중 하나인 '레이디 아펠 발 데 자모르 오토메이트 워치'는 퐁 데 자모르 워치에서 시작한 사랑의 이야기를 이어가며 새로운 만남을 선보였다. 19세기 파리 근교에 위치한 야외 댄스 카페 갱게트의 낭만적 분위기와 매력을 새롭게 그려낸 이번 작품은 4년간의 연구와 개발 끝에 탄생했다. 제네바의 반클리프 아펠 워치메이킹 전문가들은 메종의 이전 컬렉션에서는 볼 수 없었던 최초의 새로운 오토마톤을 탄생시켰는데, 작품에서 정오와 자정에 생명력을 얻으며 3개의 관절과 직선 운동을 통해 자연스럽게 몸을 기울이고 팔을 내린다. 이 낭만적인 장면은 원할 때마다 워치 케이스의 버튼을 누르면 재현된다. 시간과 분은 듀얼 레트로그레이드 시스템으로 움직임을 이어가는 2개의 별로 표시하고, 그리자유와 컬러 그리자유 에나멜 기법으로 완성한 색조를 통해 별이 빛나는 밤에 빛과 어둠이 빚어내는 대비 효과를 생생히 표현했다.

2023년에 선보인 '레이디 아펠 에르 플로럴'과 '레이디 아펠 에르 플로럴 스리지에 워치'는 자연에 대한 경의를 표한다. 메종은 1751년 스웨덴의 식물학자이자 의사였던 칼 폰 린네(Carl von Linné)가 출간한 책인 『필로소피아 보타니카(Philosophia Botanica)』에 등장한 플로럴 클록에서 영감을 받아서 이 시계들을 선보였는데, 꽃마다 하루 중 특정한 시각에 피고 닫히는 점을 반영해 시각을 표시할 수 있는 규칙을 마련했다. 입체적인 다이얼은 12개의 화관이 열리고 닫히는 움직임을 통해 서정성을 펼쳐내며 시간의 흐름을 알려준다. 60분마다 다이얼에서 꽃이 열리고 닫히면서 펼쳐내는 새로운 광경은 보는 이들에게 매혹적인 경험과 분위기를 선사한다. 메종이 자체적으로 개발한 모듈을 통해 166개에 달하는 요소들이 움직이며 다이얼에 생명을 불어넣는다. 이 같은 메커니즘을 작동시키기 위해 메종은 수많은 요소를 결합해야 하는 기술적 난이도와 함께 무작위 순서로 꽃이 3번 피어나게 하는 정밀한 설계 작업에 많은 역량을 쏟아부었다.

메티에 다르와 하이 주얼리의 결합
반클리프 아펠은 오랜 세월 동안 이어온 유산을 변함없이 보존하기 위해 메티에 다르의 전승과 발전에 대한 지원을 지속적으로 이어가고 있다. 에나멜, 미니어처 페인팅, 인그레이빙 및 조각 기법에 대한 노하우는 새로운 작품이 탄생할 때마다 한층 정교함을 더해간다. 풍경을 그려내고, 인물을 조각하며, 빛을 포착하는 모든 과정을 통해 장인들은 작품이 전하려는 이야기에 생명력을 불어넣는다.

'뻬를리 엑스트라오디네리 프뤼 앙샹떼 미르티유 및 프랑부아즈 워치'는 여름 오후에 감미롭고 달콤한 분위기가 흐르는 순간을 서정적으로 그려냈다. 골든 비즈로 장식한 케이스에는 탐스럽게 익은 과일이 풍성한 자태로 맺혀 있다. 과일의 형태를 이루는 곡선의 실루엣과 표면에 흐르는 광채는 2023년에 독자적으로 구상하고 개발한 파소네 에나멜 기법으로 구현했다. 16개월에 이르는 연구와 개발을 통해 완성한 이 혁신적 기법은 소재에 존재하는 응력을 제거하고 견고한 에나멜층을 만들어내는 방식으로 진행되며, 고도의 기술력과 세심한 주의력을 요한다.
'레이디 페어리 및 레이디 페어리 로즈 골드 워치'는 1940년대부터 이어온 요정의 아름다움을 기념한 작품이다. 다이아몬드로 묘사한 요정의 얼굴은 기요셰 머더 오브 펄로 구현한 푸른 하늘과 눈부신 대조를 이룬다. 무지갯빛이 깃든 새하얀 구름 위에 앉은 요정은 마법의 지팡이로 분을 가리키며 시간의 흐름을 안내한다. 메종은 처음으로 하나의 모티프에 플리카주르 에나멜과 그리자유 에나멜을 함께 적용했다. 또한 백 케이스에서 자태를 드러내는 오토매틱 무브먼트의 로터에는 별들이 찬란하게 빛나는 밤하늘과 눈부신 보름달을 인그레이빙으로 새겨넣었다.

오토마톤이 구현한 경이로운 우주의 춤
반클리프 아펠은 오브제와 오토마톤을 탄생시키며 경이로운 존재감을 펼쳐내고 있다. 이러한 작품들은 1906년부터 메종이 제작하고 있는 클록과 테이블 오브제의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메종은 스위스 생크루아에 기반을 둔 오토마톤 제작자 프랑수아 주노(François Junod)와의 협업을 통해 매년 엑스트라오디너리 오브제 컬렉션을 선보이고 있다.
이번 전시의 정점인 '플라네타리움 오토마톤'은 높이 50cm, 직경 66.5cm의 크기로 제작하고, 태양과 수성, 금성, 지구, 달, 화성, 목성, 토성을 표현했다. 탁월한 정밀함으로 구현된 거대한 기계식 무브먼트를 통해 각 천체는 실제 자전 속도로 움직이는데, 수성은 88일, 금성은 224일, 지구는 365일, 화성은 687일, 목성은 11.86년, 토성은 29.5년이 걸리는 궤도의 여정을 펼쳐낸다.

테이블 위에서 존재감을 빛내는 이 오브제는 온디맨드 애니메이션과 플라네타리움 모듈이 장착되어 원하는 순간마다 별들의 움직임을 고귀한 춤처럼 재현한다. 애니메이션이 시작되면 로즈 골드에 다이아몬드와 루비를 세팅한 슈팅스타가 등장해 24시간 다이얼을 맴돌며 시간을 표시한다. 별들이 우아하게 이동하는 순간에는 크리스털처럼 맑은 멜로디가 연주되며, 행성들은 초마다 궤도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기도 하고 일부는 상승하거나 하강한다. 태양은 500개의 골드 스템에 옐로 사파이어와 스페사르타이트 가넷을 세팅해 표현했다. 입체적으로 구현한 행성들은 태양 주위에 배치하고, 모두 18세기 천체도에서 영감을 받은 골드 리본으로 장식했으며, 각 행성의 이름을 새겨넣었다. 아울러 우주의 광활하고 깊은 분위기를 담아내기 위해 로즈 골드와 화이트 골드로 별을 표현하고, 다이얼 위에는 클로즈드 세팅 다이아몬드를 촘촘히 더한 15개의 라피스 라줄리 디스크를 동심원의 형태로 배치해 놓았다. 탁월한 장인 정신과 천체의 미학을 담아 완성한 이 같은 조합은 우주의 세계로 몰입하는 감동을 전하며 신비로운 상상력을 불어넣는다.

반클리프 아펠의 포에트리 오브 타임은 워치메이킹 작품에 인생을 향한 서정적인 시선과 무한한 상상력을 담아내는 과정이다. 메종은 사랑, 행운, 자연, 천문학, 요정, 발레리나 등과 같은 상징적인 요소들에서 영감을 얻어 매 순간 존재하는 서정성을 표현한다. 모든 작품은 하나의 아름다운 이야기와 마법 같은 순간을 다이얼과 백 케이스, 브레이슬릿 등에 이르기까지 정교하게 담아내며 시간의 흐름을 예술의 경지로 안내하고 있다.
Editor : Lee Eun Kyon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