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클리프 아펠 워치메이킹 & 아트 메카닉 개발 디렉터 윌리엄 파우라(William Faura) 인터뷰
- revuedesmontres

- 5월 7일
- 3분 분량
반클리프 아펠이 정의하는 시간은 단순한 숫자의 흐름이 아닌, 서정적인 한 편의 서사와 같다. 메종은 이를 구현하기 위해 정교한 기계적 장치와 예술적 공예를 결합하며 독보적인 '시간의 서정성(Poetry of Time)'을 구축해왔다. 워치스 앤 원더스 2026이 열린 제네바 팔렉스포에서 메종의 기술적 혁신과 예술적 구현을 책임지고 있는 윌리엄 파우라를 만나 이번 신제품에 담긴 공학적 도전과 메종의 철학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MK 이번 워치스 앤 원더스 2026에서 반클리프 아펠이 선보인 여러 걸작 중 우리가 가장 집중해서 봐야 할 것은 무엇인가?
William Faura(이하 WF) 모든 노벨티 제품에 애착이 가지만 굳이 하나를 꼽자면, '미드나잇 데이 앤 나잇 페이즈 드 룬(Midnight Jour Nuit Phase de Lune)' 워치를 들 수 있다. 우리는 문 페이즈를 차별화하면서도 서정적인 방식으로 표현하고 싶었다. 이번 워치는 레이디 아펠 데이 앤 나잇 워치에서 선보였던 노하우와 문 페이즈를 결합해 완성했다. 또한 온-디맨드 버튼을 누르면 달을 볼 수 있는 오토마타 요소를 지닌 작품이기도 하다. 다이얼에는 지구에서 하늘을 바라보는 모습을 표현했고, 케이스백에는 달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우주를 담았다. 내가 항상 강조하는 말은 "보이지 않는 기술은 보여지는 미학을 위해 존재한다(The invisible serves the visible)"는 것이다. 메커니컬 무브먼트는 겉으로 보이지 않지만, 그 안에는 정교하게 소형화된 기술과 설계가 집약되어 있다. 또한 기요세 패턴을 입힌 메티에 다르 공예와 블랙 어벤추린 글라스가 함께한다. 이번 신제품에 들어간 블랙 어벤추린 글라스는 밀라노의 파트너사 및 메종의 혁신 부서와 협업해 특별히 디자인한 것으로, 구리 가루가 빛을 받아 매혹적으로 반짝이는 반사 효과를 선사한다. 이와 함께 우리가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것 중 하나로 자체 개발한 인하우스 무브먼트를 탑재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MK 메종은 '시간의 서정성(Poetry of Time)'을 강조한다. 공학자로서 이 추상적인 개념을 기계적인 움직임으로 구현할 때 절대 타협하지 않는 자신만의 원칙이 있다면?
WF 품질이다. 반클리프 아펠은 결코 제품력과 타협하지 않는다. 그리고 스토리 역시 타협하지 않는 우선적인 요소 중 하나다. 나는 엔지니어로서 기술을 사랑하지만, 기술은 스토리텔링을 돕기 위한 하나의 도구일 뿐이다. 우리는 기술을 과시하기 위해 스토리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스토리텔링을 잘 구현할 수 있는 기술을 찾아내고 있다. 나의 임무는 기계적 부품을 통해 손목 위에서 감정을 전하는 것이다. 마치 워치메이킹이라는 오케스트라를 이끄는 지휘자와 같다. 여러 장인과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 디자이너 등과 협업하며 각자의 역량을 최고로 끌어내 조율하는 것이 나의 역할이다.
MK 2016년부터 반클리프 아펠에 합류했는데, 지난 10년간 반클리프 아펠의 무브먼트가 기술적으로 가장 비약적인 발전을 이룬 시기는 언제라고 생각하는가?
WF 2016년 당시에는 외부 파트너사와 무브먼트 기술을 함께했지만, 그 어떤 계획보다 빠르게 무브먼트 부서를 내재화하기로 결정했다. 이 같은 맥락에서 우리는 메종의 기술력과 노력으로 자체 개발한 첫 작품인 '레이디 아펠 에르 플로럴 워치'를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그 후로도 우리는 더 창의적이고 스마트한 무브먼트를 설계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되었다. 특히 디퍼렌셜(차동 장치)을 활용하거나 새로운 스토리를 표현하기 위한 특수 부품 설계 능력이 향상되었는데, 이것은 곧 무브먼트의 혁신으로 이어졌다. 또 하나 중요한 부분은 에나멜 워크숍이다. 2년 전부터는 남프랑스의 생크루아 지역에서 오토마타 메커니즘을 위한 자체 워크숍을 운영하고 있다. 이는 우리의 노하우를 지키고 미래의 놀라운 작품들을 탄생시키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

MK 타 브랜드들이 오차나 파워 리저브 같은 '수치'에 집중할 때, 반클리프 아펠은 '이야기'에 집중해왔다. 이 같은 독특한 철학이 엔지니어링 팀의 창의성에 어떤 자극을 주는가?
WF 학교에서 배운 엔지니어링은 메커니즘을 구축하거나 개선하는 것이 목적이었지만, 반클리프 아펠에서의 엔지니어링은 감정을 표현하는 수단에 속한다. 곧 메종만이 선보일 수 있는 독보적인 세계다. 나는 올해 워치스 앤 원더스 부스를 보며 깊은 감명을 받았다. 워치와 부스를 바라보며 우리가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워치 작품에 그대로 담겨 있다는 것을 느꼈다. 작품 곳곳에 담긴 디테일과 환상적인 요소들을 보면, 하나의 작품을 만들어내기 위해 공을 들이는 시간의 가치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메종만의 서정적인 감성을 유지하는 것 또한 핵심적인 요소다. 이것은 엔지니어링인 동시에 예술이다.
MK 하이 주얼리와 하이 워치메이킹의 결합 과정에서 젬스톤의 세팅 방식에 따라 메커니즘의 설계 자체를 변경해야 했던 흥미로운 사례가 있었는가?
WF 메종에서는 언제나 스토리가 우선이다. 실행이 불가능해 보인다면, 우리는 그 스토리를 살리고 감정을 지키기 위해 다른 방법을 제안한다. 결코 타협하지 않는다. 기술적으로 정말 불가능한 경우라면, 그 프로세스를 성공시키기 위해 개발에 필요한 시간을 더 투자하기도 한다. '레이디 아펠 빠삐옹 오토메이트' 워치를 예로 들 수 있다. 2016년 내가 처음으로 작업했던 것인데, 랜덤 무브먼트를 기계적 컴포넌트로 만드는 과정이 매우 유기적이고 아름다웠다. 다만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에서 제시한 디자인에는 13개의 레이어가 있었다. 기술적으로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고, 미학적으로도 이상적이지 않았다. 이에 우리는 스튜디오에 머더 오브 펄을 제안했다. 머더 오브 펄 소재는 더 가볍고 표현력도 풍부했기에 저부조 기법을 적용해 구현해낼 수 있었다. 안 된다고 말하는 대신, 같은 정신을 담아낼 수 있는 대안을 제안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MK 가장 선호하는 스타일이 문 페이즈나 데이 앤 나잇과 같은 천문학적 요소인가?
WF 나에게는 서정적인 표현도 중요하지만 기술적인 면모도 매우 중요하다. 그래서 에나멜 기법과 같은 예술적 노하우가 결합된 작품을 좋아한다. 에나멜 기법은 반클리프 아펠의 DNA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데이 앤 나잇 워치는 메종이 자체 개발한 무브먼트를 적용해 하루의 변화를 천천히 지켜볼 수 있는 매우 흥미로운 제품이다.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 시간을 멈추고 워치를 바라보며 현재의 순간을 사색하는 것, 그것이 나에게는 가장 서정적인 순간이다.
Editor : Lee Eun Kyon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