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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G 2026] 반클리프 아펠이 쓴 천상의 시(POETRY OF THE HEAVENS)

2026 워치스 앤 원더스에서 반클리프 아펠이 보여준 가장 인상적인 특징은 시간을 기능이 아닌 ‘장면’으로 설계했다는 점이다. 메종은 이번 신제품을 통해 낮과 밤, 서로 다른 도시의 시간, 별빛 아래의 재회, 그리고 주얼리 워치의 은밀한 아름다움까지 서로 다른 서사를 하나의 세계 안에서 압도적인 메티에 다르(Métiers d’Art, 예술적 공예)를 통해 유기적으로 연결했다. 포에틱 컴플리케이션이 천체의 리듬과 감정의 흐름을 정교한 메커니즘으로 번역했다면, 주얼리 워치는 골드와 다이아몬드, 사파이어의 빛으로 시간을 감각적인 오브제로 확장한다. 결국 이번 컬렉션은 ‘시간은 흐르는 것이 아니라 기억될 장면으로 남는다’는 반클리프 아펠의 철학을 가장 입체적으로 보여주는 챕터라 할 수 있다.


미드나잇 데이 앤 나잇 페이즈 드 룬 ©Van Cleef & Arpels - Clément Rousset
미드나잇 데이 앤 나잇 페이즈 드 룬 ©Van Cleef & Arpels - Clément Rousset

 

천체의 리듬과 여행의 시간을 품은 미드나잇

2026년 신제품에서 가장 먼저 시선을 사로잡는 것은 반클리프 아펠이 오랫동안 탐구해온 포에틱 아스트로노미의 정수를 담아낸 두 점의 미드나잇 워치다. 메종의 남성적인 우아함을 대변하는 미드나잇 컬렉션은 올해 천체의 역학적 신비와 여행의 설렘을 동시에 정복했다. ‘미드나잇 데이 앤 나잇 페이즈 드 룬(Midnight Jour Nuit Phase de Lune)’과 ‘미드나잇 에르 디씨 앤 에르 다이에(Midnight Heure d’ici & Heure d’ailleurs)’는 각각 천체의 흐름과 지구 위 서로 다른 시간대를 주제로 삼지만, 결국 모두 시간을 하나의 감정적 풍경으로 전환한다는 메종의 철학 안에서 만난다.


미드나잇 데이 앤 나잇 페이즈 드 룬의 케이스백 ©Van Cleef & Arpels - Clément Rousset
미드나잇 데이 앤 나잇 페이즈 드 룬의 케이스백 ©Van Cleef & Arpels - Clément Rousset

먼저 미드나잇 데이 앤 나잇 페이즈 드 룬은 직경 42mm 케이스 안에 셀프 와인딩 기계식 무브먼트를 탑재했으며, 낮과 밤, 그리고 달의 위상 변화를 하나의 서정적인 장면으로 구현한다. 블랙 무라노 어벤츄린 글라스가 펼쳐내는 깊은 밤하늘 위로 기요셰 골드 태양이 서서히 저물고, 화이트 머더오브펄로 표현된 달이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은 단순한 시각 정보 이상의 감상을 선사한다.


미드나잇 데이 앤 나잇 페이즈 드 룬의 제작 과정. ©JohannSauty


24시간 회전 디스크가 만들어내는 낮과 밤의 순환, 그리고 실제 천체 주기를 반영한 문페이즈 디스크의 미묘한 변화는 시간을 읽는 행위를 감상으로 바꾼다. 특히 케이스 측면의 온-디맨드 버튼을 누르면 약 10초간 다이얼이 360도 회전하며 달의 현재 위상을 극적으로 드러내는데, 이는 반클리프 아펠이 기계적 정밀함을 얼마나 시적인 연출로 승화시키는지를 잘 보여준다.


미드나잇 에르 디씨 앤 에르 다이에
미드나잇 에르 디씨 앤 에르 다이에

미드나잇 에르 디씨 앤 에르 다이에는 보다 인간적인 감정의 거리, 즉 ‘여기의 시간’과 ‘저 너머의 시간’을 다룬다. 직경 38mm 로즈 골드 케이스 속 브라운 에나멜 다이얼은 빛에 따라 루비처럼 깊은 앰버 톤을 드러내며, 메종의 시그니처 피케 모티브와 기요셰 패턴이 유려하게 퍼져 나간다. 상하로 배치된 두 개의 창은 '더블 점핑 아워' 기능을 통해 기준 시각과 현지 시각을 명확히 제시하고, 중앙의 레트로그레이드 미닛 핸드가 60분에 도달하며 원점으로 되돌아가는 찰나, 두 시간대의 숫자가 동시에 바뀌는 모습은 여행자의 경쾌한 발걸음을 연상시킨다. 실용적인 듀얼 타임 컴플리케이션조차 반클리프 아펠의 손을 거치면 여행, 그리움, 이동의 감정을 담은 시적 장치로 변모한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미드나잇 에르 디씨 앤 에르 다이에의 제작 과정.
미드나잇 에르 디씨 앤 에르 다이에의 제작 과정.

밤하늘의 빛을 응축한 빼를리

새로운 빼를리 워치는 메종이 가장 잘하는 영역인 주얼리적 우아함과 워치메이킹의 균형을 다시 한 번 정교하게 보여준다. 메종의 상징적인 골드 비즈 장식은 작은 원형 케이스를 따라 반짝이는 리듬을 만들며, 마치 하나의 하이 주얼리 브레이슬릿을 손목 위에 올린 듯한 인상을 준다. 직경 23mm의 화이트 골드 케이스 중앙에 자리한 어벤츄린 글라스 다이얼은 별빛이 흩뿌려진 밤하늘을 압축해 놓은 듯한 깊이를 선사하고, 케이스를 감싸는 다이아몬드 파베 세팅이 이를 더욱 극적으로 강조한다. 쿼츠 무브먼트를 탑재해 사용의 편의성을 높이면서도, 다이얼의 두께를 최소화하여 뻬를리 특유의 슬림하고 우아한 프로파일을 유지했다.  


뻬를리
뻬를리

시간을 간직한 비밀스러운 우아함, 루도 시크릿 워치

루도 시크릿 워치는 반클리프 아펠의 헤리티지를 가장 우아하게 현재로 가져오는 작품이다. 1934년 탄생한 루도 브레이슬릿의 유산을 바탕으로, 벨트 버클에서 착안한 트롱프뢰유적 디자인과 쿠튀르적 감각을 현대적인 주얼리 워치로 재해석했다. 유연하게 짜인 브리케트 링크 브레이슬릿은 손목을 부드럽게 감싸며, 미러 폴리싱 처리된 옐로 골드 위로 세팅된 사파이어가 초승달 모티브처럼 흐르듯 배열된다. 특히 이번 버전의 푸른 사파이어는 벨벳처럼 깊고 균일한 아주르 블루를 드러내며, 옐로 골드의 따스한 광채와 선명한 대비를 만든다. 총 3.5캐럿 이상의 사파이어와 다이아몬드가 사용된 루도 시크릿 워치는 메종 특유의 스톤 선별 안목이 집약된 결과다.


루도 시크릿 워치


무엇보다 이 워치의 매력은 시간을 숨기는 방식에 있다. 사파이어가 장식된 로즈 골드 루프 브레이슬릿의 버클 양쪽을 동시에 누르는 순간, 화이트 기요셰 마더오브펄 다이얼이 은밀하게 드러나며 시크릿 워치 특유의 드라마를 완성한다. 워치라기보다 하나의 하이 주얼리 브레이슬릿처럼 보이다가, 오직 착용자만이 아는 방식으로 시간을 보여주는 이 은밀함이야말로 루도 컬렉션의 가장 큰 매력이다. 내부에는 고정밀 쿼츠 무브먼트가 장착되어 매일 태엽을 감을 필요 없이 시간을 정확히 유지한다.  


루도 시크릿 워치의 케이스백 조립 과정.
루도 시크릿 워치의 케이스백 조립 과정.

별빛 아래 완성된 사랑의 재회

2026 신제품의 감성적 클라이맥스는 단연 ‘레이디 렁콩트르 셀레스트(Lady Rencontre Céleste)’와 ‘레이디 르트루바이 셀레스트(Lady Retrouvailles Céleste)’다. 반클리프 아펠의 근원적 영감인 ‘사랑’을 가장 극적으로 풀어낸 두 점의 엑스트라오디너리 다이얼(Extraordinary Dials) 워치는 견우와 직녀, 즉 베가와 알타이르의 전설을 바탕으로 만남과 재회라는 두 개의 감정적 순간을 각각의 다이얼에 담아낸다.


레이디 렁콩트르 셀레스트와 레이디 르트루바이 셀레스트 ©Van Cleef & Arpels - Clément Rousset


레이디 렁콩트르 셀레스트는 푸른 밤하늘 아래 서로를 응시하며 손을 맞잡은 연인의 장면을 묘사한다. 플리크-아-주르 에나멜과 다이아몬드가 세팅되 구름은 공기처럼 투명한 깊이를 만들고, 로즈 컷 다이아몬드로 정교하게 표현된 얼굴은 놀라울 정도로 섬세한 감정을 전달한다. 다이아몬드로 완성된 달빛이 장면 전체를 은은하게 감싸며, 워치를 하나의 서정적인 회화로 완성한다.


레이디 루루바이 셀레스트의 다이얼 제작 과정.
레이디 르트루바이 셀레스트의 다이얼 제작 과정.

반면 레이디 르트루바이 셀레스트는 핑크와 모브 톤의 황홀한 하늘 아래 다시 서로를 향해 다가가는 연인의 서사를 담는다. 공중에 놓인 다리, 화이트 골드 새들, 샹르베 에나멜의 층위가 만들어내는 입체감은 단순한 다이얼을 넘어 하나의 미니어처 무대에 가깝다. 두 작품 모두 반클리프 아펠이 자랑하는 샹르베, 그리자유, 플리크-아-주르 에나멜 기법과 미니어처 페인팅 등 최고 난도의 예술 공예가 총동원되며, 이번 워치스 앤 원더스에서 가장 컬렉터블한 하이 아트 피스로 자리할 만하다.  


Editor: Shin Kyung 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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