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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게 스타일에 헌정하는 타임피스, 클래식 7235

1794년 3월 14일에 출시된 No. 5 포켓 워치는 브레게 스타일을 완벽하게 구현한 타임피스다. 당시 아브라함-루이 브레게는 첫 런던 여행을 마치고 파리로 돌아왔지만, 프랑스 혁명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었다. 정치적으로 긴장감이 감돌면서 고객들로부터 시계 값을 받기 어려웠고 결국 그는 1793년 8월 12일 고향인 스위스로 돌아갔다.  

(좌)No. 5 포켓 워치 (우)파리 방돔 광장에 위치한 브레게 박물관.

No. 5 포켓 워치는 아브라함-루이 브레게가 스위스에서 제작한 타임피스로, 스위스에 머물고 있던 브레게와 긴밀하게 소통하던 토마스 블랑제(Thomas Boulanger)가 시계를 공개했다. 이 독보적인 시계는 당시 뛰어난 문필가로 유명했던 프랑수아 주르낙 생-메다르(François Jourgnac Saint-Méard) 에게 판매되었다.  

클래식 7235
클래식 7235

최근 브레게는 현재 프랑스 파리 방돔 광장에 위치한 브레게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는 No. 5 포켓워치에서 영감을 받은 클래식 7235를 공개했다. 이 시계는 단순한 재현은 아니다. No. 5 포켓 워치를 직경 39mm의 손목시계로 만들기 위해 케이스와 다이얼 비율 등이 조정되어야 했고, 무엇보다 전용 무브먼트를 개발해야 했다. 이 크리에이션은 브레게 창립 250주년을 기념하는 의미에서 단 250점 리미티드 에디션으로 제작된다.

클래식 7235
클래식 7235

클래식 7235의 다이얼에는 두 개의 중앙 핸즈와 10시 30분 방향의 파워리저브, 2시 방향의 문페이즈, 5시 방향의 스몰 세컨즈까지 No. 5 시계의 컴플리케이션과 일반적인 레이아웃이 적용되어 있다. 특히 V시와 VI시 사이에 배치되어 있는 스몰 세컨드는 메종의 많은 역사적인 시계를 떠올리게 하는 오마주다. 당시에는 스몰 세컨드가 VI시 위치에 놓이는 경우가 드물었는데, 이는 절제와 명료함 속에서도 유희를 결코 배제하지 않던 브레게 만의 특징이었다. 

클래식 7235의 제작 과정.
클래식 7235의 제작 과정.

2025년, 브레게는 클래식 7235를 위한 새로운 오토매틱 무브먼트인 칼리버 502.3.DRL을 개발했다. 1794년의 No. 5 워치도 오토매틱 시계였는데, 당시로서는 기술 혁명이었다. 아브라함-루이 브레게는 진정한 ‘퍼페추얼’ 시계의 아버지이자 오늘날 오토매틱 시계의 조상이다. 클래식 7235는 이에 걸맞은 경의를 표한다. 실리콘 밸런스 스프링이 장착되어 있는 이 오토매틱 칼리버 502.3.DRL은 놀라울 정도로 얇다. 문 페이즈와 파워 리저브인 인디케이터 등의 추가적인 기능에도 불구하고 두께가 3.95mm(직경 32.4mm)로 4mm가 채 되지 않는다.

이 얇은 두께는 오프 센터 로터 덕분에 가능한 것으로, 이 로터 덕분에 시계의 부품을 최적으로 배치할 수 있는 공간이 확보되었고, 최종적으로 케이스의 두께가 10mm 이내, 정확히는 9.9mm 로 유지될 수 있었다. 주요 수집가들이 가장 선호하는 39mm의 케이스 직경과 완벽한 조화를 이룬다. 러그는 2025년 초에 공개된 서브스크립션 시계에서 이미 확인된 바 있다.  

클래식 7235의 제작 과정.
클래식 7235의 제작 과정.

브레게는 창립 250주년을 맞이해 특별히 마감에 중점을 둔 크리에이션을 순차적으로 공개하고 있다. 클래식 7235도 예외일 수 없다. 18캐럿 브레게 골드로 제작된 이 타임피스 는 고급스러운 합금 소재가 다이얼을 장식한다. 다이얼에는 아브라함-루이 브레게의 역사적인 프랑스 파리 주소인 “퀘드올로지(Quai de l’Horloge)” 모티프가 수공 인그레이빙되어 있다.

파워 리저브와 스몰 세컨즈는 물론 다이얼 둘레에도 동일한 원형 모티브가 적용되어 이들을 더욱 명확하게 구분할 수 있다. 2시 방향의 달은 1794년의 No. 5 워치의 달을 정확하게 재현한 것이다. 이 또한 브레게 골드로 제작되었다.

클래식 7235의 제작 과정.
클래식 7235의 제작 과정.

No. 5 워치와 마찬가지로 클래식 7235에는 베벨 다이얼(Bevelled Dial)이 장착되어 있다. 다이얼의 중앙보다 가장자리가 더 얇고, 그 차이는 0.4mm에 불과하다. 그러나 아워 서클의 가장자리를 약간 기울게 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이것이 더얇고, 더낮은 베젤을 가능하게하여 케이스 미들에 깔끔하게 떨어지는 구형 글래스와 완벽하게 만난다.

미들 케이스는 유명한 플루티드 디자인을 대신해 퀘드올로지 패턴을 수공 기요셰 기법으로 새겼으며 이는 브레게 최초의 일이다. 다시 말해서 수직적이기 보다는 수평적인 디자인이 완성되었다. 브레게 시그니처 “B”가 새겨진 로터는 동일하게 유연하고 간결한 모티프가 수공 인그레이빙되어 있다.

클래식 7235의 백 케이스.
클래식 7235의 백 케이스.

마지막으로 클래식 7235 뒷면의 커다란 사파이어 글래스를 통해 수공 인그레이빙한 전체 무브먼트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메종은 이러한 특별한 장식을 예외적으로 뛰어난 시계에만 적용하며, 위대한 워치메이커의 공방이 있었던 퀘드올로지의 이른바 ‘투르고 플랜(Turgot plan)’을 볼 수 있다.

1730년대 파리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그려낸 이 지도는 미셸 에티엔 투르고(Michel-Etienne Turgot)가 의뢰해 프랑스 왕립 회화 조각 아카데미(Académie de peinture et sculpture réalisateur)의 회원 루이 브레테즈(Louis Bretez)가 제작한 것이다. 가로세로 2.49mx3.18m의 놀라운 표면적을 차지하는 이 작품은 놀랍도록 정확한 디테일로 제작 후 거의 3세기가 지난 지금까지도 ‘빛의 도시(City of Light)’에 대한 상상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Editor : Lee Eun Ky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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