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쉐론 콘스탄틴 스타일 & 헤리티지 디렉터 크리스티앙 셀모니와의 인터뷰
- revuedesmontres
- 7월 15일
- 3분 분량
최종 수정일: 8월 1일
지난 6월 메종 1755 서울의 그랜드 오프닝을 위해 바쉐론 콘스탄틴의 스타일 & 헤리티지 디렉터 크리스티앙 셀모니가 아주 오랜만에 한국을 방문했다. 새롭게 문을 연 이 특별한 공간을 직접 둘러본 그는 이번 플래그십 프로젝트에 얽힌 비하인드 스토리부터 메종의 유산과 철학 그리고 올해의 테마인 ‘The Quest’에 이르기까지 바쉐론 콘스탄틴을 이해하는 데 꼭 필요한 이야기들을 풀어놓았다.

MK 올해로 메종이 설립 270주년을 맞이했다. 올해의 테마로 ‘The Quest’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Christian Selmoni(이하 CS) 이 질문에 대한 답으로 수많은 이야기가 떠오른다. 그중에서도 ‘The Quest’라는 테마를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바쉐론 콘스탄틴이 지난 270년간 단 한 해도 빠짐없이 시계 제작을 이어왔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는 단순한 지속이 아니라 전통적인 시계 제조 기술과 장식 예술, 탁월한 품질 등을 수세기 동안 지켜온 여정이기도 하다. 우리는 전통을 고수하는 동시에 끊임없이 혁신과 창의성을 융합하며 브랜드의 유산을 진화시켜왔다. 바로 이러한 도전과 탐구의 정신이 오늘날까지 4세기에 걸쳐 존재할 수 있었던 이유라고 생각한다.
MK 바쉐론 콘스탄틴의 270년 역사에서 메종의 정체성을 가장 잘 보여준 시기나 특별히 조명하고 싶은 역사적 전환점이 있는가?
CS 여러 중요한 순간들이 있지만 오히려 조금 다른 관점에서 이야기하고 싶다. 나 역시 종종 ‘어떻게 하나의 시계 브랜드가 270년 동안 존재할 수 있었을까?’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진다. 세계대전과 경제 위기 등 다양한 역사적 격변을 겪으면서도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었을까에 대한 나의 결론은 바쉐론 콘스탄틴이 시대의 흐름을 놀라울 정도의 감각으로 잘 포착해 왔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히스토릭 아메리칸 1921 모델은 당시 미국 시장의 특성과 요구 사항을 반영한 창의적인 타임피스로, 메종의 시대 감각을 잘 보여준다. 그리고 메종 1755 서울에 전시된 아름다운 브로치 워치가 있는데, 이는 아르데코 시대의 독특한 장식성과 세련된 감성을 담아낸 작품이다. 이처럼 메종은 각 시대마다 독창성과 예술성, 기술적 완성도 등을 조화롭게 구현하며 단순한 창조가 아닌 진화의 역사를 써내려왔다.

MK 메종 1755 서울의 내부에 전시된 크로노그램 디지털 아카이브가 특히 인상적이었다. 이것이 담고 있는 의미와 기획 의도는 무엇인가?
CS 바쉐론 콘스탄틴의 방대한 아카이브를 보다 역동적이면서도 체계적으로 활용할 방법을 찾기 위해 2016년경에 시작한 프로젝트다. 초기에는 인하우스 프로젝트로 출발했으나 하이퍼테크(Hyper-tech) 시스템 기반의 디지털 플랫폼을 구축하기로 결정하면서 스위스의 명문 공학대학인 로잔 연방공과대학(EPFL)과 협업하게 되었다. 이 플랫폼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주요 주제들을 선정하고, 그에 맞는 아카이브 자료를 큐레이션하는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수천 건의 아카이브를 검토해 주제를 분류하고 구성한 후, 궁극적으로 고객과의 접점에서 브랜드의 유산을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플래그십 공간에 설치했다. 크로노그램은 단순한 전시물이 아니라 시간 여행을 떠나는 듯한 몰입형 경험을 통해 바쉐론 콘스탄틴의 역사와 철학을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설계된 고객 경험 플랫폼이다.

MK ‘메종 1755 서울’이라는 이름에는 어떤 상징적 의미가 담겨 있나? 바쉐론 콘스탄틴이 한국 시장에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와도 연결되어 있는가?
CS 여기에는 단순한 플래그십 스토어 이상의 의미가 담겨 있다. 일반적으로 ‘부티크’라고 부를 수도 있지만 우리는 ‘집’을 뜻하는 ‘메종(Maison)’이라는 단어를 통해 바쉐론 콘스탄틴의 세계로 초대하는 특별한 공간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었다. 브랜드의 정체성과 유산을 더 깊이 있게 전달하고, 단순히 제품을 판매하는 공간을 넘어 고객과의 관계를 더욱 풍요롭게 이어갈 수 있는 장소로 만들고자 했다. 이러한 철학은 한국 시장에 대한 메종의 진정성과 장기적인 비전을 보여주는 또 다른 방식이기도 하다. 그리고 ‘메종’이라는 명칭에는 다양한 협업이 이뤄질 수 있는 열린 공간이라는 의미도 담겨 있기에 한국 시장과 긴밀히 소통하면서 다양한 문화적, 예술적 협력을 이어갈 수 있는 플랫폼으로서의 가능성을 담아 ‘메종’이라 명명하게 되었다.

MK 최근 한국 시장에 여러 하이엔드 워치 브랜드들이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메종 1755 서울’이 지닌 차별성은 무엇인가?
CS 단순한 부티크를 넘어 바쉐론 콘스탄틴의 역사와 정체성을 온전히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라는 점이다. 270년에 걸친 시계 제조 유산을 서울에서도 직접 소개하고자 마련된 이 공간에서는 최신 타임피스뿐만 아니라 다양한 아카이브 자료와 디지털 콘텐츠를 통해 메종의 철학과 장인 정신을 직관적으로 경험할 수 있다. 특히 메종 1755 서울은 한국의 시계 애호가들과 깊이 있게 소통하며 브랜드의 정신을 공유하는 문화적 플랫폼으로서 일종의 바쉐론 콘스탄틴의 대사관 역할을 수행하는 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메종 1755 서울은 바쉐론 콘스탄틴이 추구해온 예술과 공예의 융합을 구현하는 무대이기도 하다. 서양의 하이 워치메이킹 전통 위에 한국의 공예가 및 아티스트들과의 협업을 더함으로써 우리는 다양한 문화의 창의적 연결을 실현하고자 한다. 나아가 메종 1755 서울에서는 우리의 하이 워치메이킹을 대표하는 캐비노티에 부서의 맞춤 제작 타임피스와 엄선된 바쉐론 콘스탄틴 빈티지 타임피스로 구성된 레 컬렉셔너 등도 함께 선보일 예정이므로 메종의 독창성과 정통성을 오롯이 체감할 수 있는 특별한 장소라 할 수 있다.
Editor : Ko Eun B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