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29일부터 9월 1일까지 스위스 제네바에서 제네바 워치 데이 2022가 열렸다. 올해로 3회를 맞은 제네바 워치 데이는 지난해보다 규모가 더 커졌고 볼거리도 많아졌다. 『레뷰 데 몽트르 코리아』는 대한민국 최초로 제네바 워치 데이를 방문해 현장에서 직접 취재했다. 제네바 워치 데이 2022의 이모저모를 살펴보자.
2020년 8월 말 불가리와 브라이틀링, 율리스 나르당 등을 포함한 17개 시계 브랜드는 스위스 시계 산업의 요람과도 같은 도시인 제네바에서 기존 시계 박람회와 전혀 다른 형식의 이벤트를 개최했다. 코비드 19의 영향으로 바젤월드와 워치스 앤 원더스가 모두 취소된 상황에서 제네바 워치 데이는 오프라인에서 열린 유일한 박람회로서 비록 규모는 작았지만 새로운 형식으로 진행되어 많은 관심과 주목을 받았다.
지난해 25개 브랜드가 참가하면서 규모가 더 커진 제네바 워치 데이에 올해는 참가 브랜드가 33개로 더 늘었다. 제네바 워치 데이 주최측에 따르면 5일간 열린 이벤트 기간 동안 전 세계에서 1200여 명에 달하는 시계 전문가와 딜러 등이 제네바를 방문했다고 한다. 이는 주최측과 모든 참가 브랜드들의 예상을 뛰어넘는 기록이었다.
레만 호숫가에서 열린 새로운 시계 이벤트
제네바 팔렉스포나 바젤의 메세(Messe) 등 박람회장 한곳에서만 열리는 기존의 시계 박람회와 달리 제네바 워치 데이는 제네바 시내를 모두 이벤트 장소로 활용했다. 가장 많은 브랜드가 보리바주 호텔에 쇼룸을 마련하고 게스트를 맞이했지만, 불가리는 리츠칼튼 호텔, 브라이틀링은 포시즌스 호텔에서 신제품을 선보였다. 브라이틀링은 제네바 워치 데이 기간에 맞춰 슈퍼오션 팝업 스토어를 브라이틀링 제네바 부티크 앞에서 진행했다.
또한 제네바 워치 데이 기간 동안 보리바주 호텔 맞은편 로통드 뒤 몽블랑(Rotonde du Mont-Blanc)에는 1000m² 면적의 파빌리온이 별도로 마련되었다. 이곳에서는 오프닝 파티와 공식 환영 디너 등이 열렸으며, 이벤트 기간 동안에는 각 브랜드 담당자와 업계 관계자들 등의 네트워킹 공간으로 활용되었다. 뿐만 아니라 8월 30일부터 9월 1일까지 3일 동안 오후 1시부터 6시까지 일반인들에게도 파빌리온을 공개했다. 덕분에 제네바에 거주하거나 제네바를 여행 중인 시계애호가라면 누구나 자유롭게 파빌리온을 방문해 33개 브랜드가 준비한 52개 이상의 쇼케이스를 통해 187점의 신제품들을 감상할 수 있었다.
관람객을 위한 가이드 투어와 패널 토론도 매일 진행되었는데, 8월 29일에는 ‘시계, 새로운 자산 클래스’라는 주제의 심포지엄이 열렸다. 그리고 8월 30일에는 ‘독립 시계 제조의 전설’, 8월 31일에는 ‘새로운 아이콘, 불가리 옥토 피니씨모’, 9월 1일에는 ‘신세대 워치메이킹 리더십’을 주제로 공개 이벤트가 열렸다. 주최측이 제공한 통계에 따르면 4일 동안 2500명 이상이 파빌리온을 방문했다고 한다.
주목해야 할 제네바 워치 데이 2022 신제품
제네바 워치 데이 2022에는 총 33개 브랜드가 참가했는데, 불가리와 오리스, 브라이틀링 등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독립 시계 브랜드들이었다. 때문에 제네바 워치 데이에서 소개되는 신제품 수가 다른 박람회에 비해 많지 않을 수밖에 없었지만, 각 브랜드의 특성을 살린 개성 강한 타임피스들이 주를 이루었다.
2020년부터 꾸준히 제네바 워치 데이에 참가하고 있는 불가리는 이탈리아 브랜드의 다양한 측면과 표현 방식을 생동감 넘치고 자연스럽게 보여주는 동시에 컬러, 형태, 소재, 피니싱 등의 대비를 강조했다. 특히 옥토 컬렉션의 10주년을 위해 피니씨모 컬렉션의 로즈 골드 레퍼런스들을 추가했는데, ‘옥토 피니씨모 스켈레톤 8 데이즈’에서는 아이코닉한 케이스의 소재와 투명성 간의 대비를 활용한 새로운 매뉴팩처 무브먼트를 통해 디자인과 워치메이킹 노하우를 완벽하고 조화롭게 녹여냈다. 또한 전 세계 건축 부문에서 명성을 떨치고 있는 가즈요 세즈마와의 협업으로 발표한 ‘옥토 피니씨모 세지마 에디션’은 제네바 워치 데이에서 가장 많은 주목을 받기도 했다.
오리스는 1965년에 첫선을 보인 브랜드 최초의 다이버 워치의 대담한 디자인 코드를 그대로 따르고 있는 다이버즈 식스티-파이브 컬렉션의 신제품을 여러 점 선보였다. 그중 고성능 오토매틱 무브먼트인 캘리버 400이 탑재된 ‘다이버즈 식스티-파이브 12H 400’은 블랙 컬러로 완성한 양방향 회전 베젤에 다이버즈 식스티-파이브 모델 중 최초로 세컨드 타임 존으로 사용할 수 있는 12시간 눈금을 새겨서 특별함을 더했다. 지난해 출시한 ‘다이버즈 식스티-파이브 코튼 캔디 컬렉션’은 스카이 블루, 와일드 그린, 립스틱 분홍색 등 3가지 컬러의 펄론(Perlon) 직물 재생 스트랩 버전으로 새롭게 출시했다.
(좌) 모저앤씨 스트림라이너 투르비용 반타블랙 (우) 엠비앤에프 레거시 머신 스플릿 이스케이프먼트 EVO
모저앤씨는 2020년부터 선보이고 있는 스트림라이너 컬렉션 최초로 레드 골드 소재로 케이스와 브레이슬릿을 제작하고 특징적인 반타블랙 소재로 다이얼을 완성한 ‘스트림라이너 투르비용 반타블랙’을 선보였다. 엠비앤에프는 ‘레거시 머신 스플릿 이스케이프먼트 EVO’와 ‘레거시 머신 시퀜셜 EVO’ 등을 공개했다. 이중 브랜드 최초의 크로노그래프 모델인 레거시 머신 시퀜셜 EVO는 브랜드의 스무 번째 자사 무브먼트를 탑재한 모델로, 브랜드 창립 17년 만에 이루어낸 성과였다. 독립 시계 브랜드로서 워치메이킹 기술력을 향한 열정을 보여주는 20점의 타임피스들은 보리바주 호텔에 마련된 엠비앤에프 부스에서 모두 만나볼 수 있었다.
그 밖에도 차펙앤씨는 2015년 처음 선보였던 ‘케 데 베르그(Quai des Bergues)’에 업그레이드된 무브먼트를 적용한 새로운 버전을 선보였고, 드 베튠은 직경이 4mm 더 작아진 직경 40mm 버전의 ‘DB25 퍼페추얼 캘린더’를 공개했다.
Editor: Lee Eun Ky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