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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색 보석 감별서를 읽는 법

시계는 손목 위의 주얼리라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때문에 시계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주얼리에도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최근 주얼리 시장의 성장세가 매우 고무적인데, 다이아몬드와 컬러 젬스톤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주얼리 자체가 지닌 미적 가치뿐만 아니라 투자의 개념으로 바라보는 사람들도 많이 늘고 있다. 『레뷰 데 몽트르』는 2022년부터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원석에 관한 이야기부터 최근의 주얼리 트렌드 그리고 각 브랜드에서 새롭게 출시한 하이 주얼리 컬렉션 등 흥미롭고 유익한 주얼리 이야기를 조명해보고자 한다.


까르띠에 샤르카라 네크리스
까르띠에 샤르카라 네크리스

주얼리 이야기의 첫 시작은 유색 보석에 관한 감별서 읽는 방법이다. 지구에 존재하는 3000여 종의 광물 중 다이아몬드를 제외하고 단 108종의 광물만이 유색 보석으로 사용되고 있다. 보석의 가치와 평가는 다이아몬드 감정(Grading), 유색 보석의 감별(Identification)이 완료된 시점에서 등급 소견서로 가치를 산정하는 일을 일컫는다. 유색 보석의 감별은 가장 먼저 보석이 어느 종에 속하는지를 구별하고, 이것이 천연인지 합성인지의 여부 그리고 만약 천연이라면 어떤 처리를 했는지를 판별한다. 까르띠에와 반클리프 아펠, 불가리, 티파니 같은 하이엔드 주얼리 브랜드에서 유통되고 있는 유색 보석에 관한 감별서를 발급하는 기관은 미국의 GIA, 스위스의 SSEF, GRS 등이다. 각 감정소마다 그 형식의 차이는 있지만 유색 보석의 감별서에는 보석의 무게(캐럿/Carat), 크기(길이, 폭, 깊이), 커팅의 형태와 종류, 투명도, 색상, 종과 변종, 원석의 처리 여부, 산출지 등이 기입되어 있다.



유색 보석 감별서에 꼭 들어가는 9가지


불가리 메디테러니안 퀸 네크리스
파라이바 투르말린을 세팅한 불가리의 메디테러니안 퀸 네크리스.

무게는 다이아몬드와 마찬가지로 캐럿(Carat)의 약자인 ct로 표기된다. 1ct은 0.2g이며 200mg과 같고 100point로 환산해서 읽기도 한다. 보석은 길이와 폭, 깊이의 순으로 사이즈를 재고 중량을 측정해 기입하는데, 보석학의 광학 측면에서 커팅된 보석의 형태와 비율은 굴절률 및 이와 관련한 빛의 분산과도 연관이 있다. 커팅의 종류는 보석의 옆면인 프로포션(Proportion)에서 거들(Girdle)을 중심으로 위쪽인 크라운(Crown) 부분의 형태와 아래쪽인 파빌리온(Pavilion) 부분의 형태를 기입하며, 테이블 면을 위로 한 방향에서 본 형태를 말한다. 투명도(Transparency)는 보석학에서 투명(Transparent), 아투명(Semi-transparent), 반투명(Translucent), 아반투명(Semi-translucent), 불투명(Opaque)의 5단계로 정하고 있다. 보석 아래로 펜 라이트(Pen Light)의 빛이 통과하는지의 여부와 종이 위에 놓고 글을 읽을 수 있는지의 여부를 나누어 감별을 실시해 5단계로 분류한 뒤 내용을 기입한다.


불가리 매그니피카 루비 메타모포시스 하이엔드 링
불가리 매그니피카 루비 메타모포시스 하이엔드 링

유색 보석의 색은 보석학에서는 가장 중요한 객관적 요소인 동시에 구매에서 가장 주관적인 요소로 꼽힌다. 색상(Hue), 명도(Tone), 채도(Saturation)를 사용해 읽고 감별서에는 주된 색과 보조색 그리고 명도까지 표기하는데, 이때 주된 색이 지배적인 경우에는 색상만 표기한다. 예를 들어 ‘퍼플리시 레드(Purplish Red)’라고 기입이 된 루비는 자주색을 띄는 적색으로서 주색은 적색이고 보조색은 자주색이 되는 경우다. ‘레드(Red)’라고만 기입되었다면 하나의 주색이 지배적인 경우를 말한다.


종(Species)은 화학 성분과 구조에 근거한 보석의 광범위한 범주이고, 변종(Variety)은 종의 하위 범주로서 세부적인 분류법이며 색, 투명도, 특수효과에 근거한다. 예를 들어 루비와 사파이어는 커런덤(Corundum)종의 변종이며, 이중 루비는 화학적 원소인 크롬(Chrome)을 함유해 적색을 띠는 보석이다. 커런덤종의 루비를 제외한 다른 스톤은 모두 사파이어다. 물론 합성석이나 인조석인 경우에도 종과 변종에 기입한다.


까르띠에 파르헬리아 링
까르띠에 파르헬리아 링

원석처리(Treatment)는 보석이 지닌 본래의 성질과 관계없이 화학적 또는 물리적 방법을 이용해 보석의 색이나 외관을 인위적으로 처리한 것을 말한다. 보석의 외양과 내구성, 가치 등을 향상시키기 위해 인간이 조절하는 과정으로서 열처리, 염색, 방사능 처리 등이 이에 속한다. 마지막으로 코멘트(Comment)는 산출지에 관한 내용을 언급하는 것이다. 버마(미얀마)산 루비나 카슈미르산 청색 사파이어, 콜롬비아 무조(Muzo) 광산의 에메랄드는 그 자체만으로도 가치 평가에 대단히 큰 영향력을 미치기 때문에 꼭 언급해야 할 사항이다. 이 외에도 보석의 광택이나 빛의 분산, 광학적이고 물리적인 특성, 물체의 긁힘 또는 마모에 대한 저항력인 경도와 깨짐에 대한 저항력인 강도 등을 고려해 판단한다.


지금까지의 내용들은 유색 보석 감별서를 읽을 때 최소한의 이해를 돕기 위한 것이었다. 이제 이 같은 내용을 바탕으로 각 주얼리 브랜드에서 유색 보석들을 엄선해 완성한 하이 주얼리 컬렉션을 만나보자.



부쉐론, 뉴 마하라자 네크리스



부쉐론 뉴 마하라자 네크리스
파티알라 왕국의 마하라자와 부쉐론 뉴 마하라자 네크리스.

1928년 파티알라(Patiala) 왕국의 마하라자(Maharajahs)가 부쉐론을 방문해 주문했던 화려한 하이 주얼리에서 영감을 받아 부쉐론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클레어 슈안(Claire Choisne)이 새롭게 디자인한 ‘뉴 마하라자’ 컬렉션에서 유일하게 컬러가 가미된 작품이다. 총 40캐럿에 달하는 콜롬비아산 에메랄드 9개가 중앙의 모티프를 구성하는데, 이 작품은 브로치로도 착용할 수 있다. 목걸이로 변형되었을 때는 바게트 컷 에메랄드가 아래쪽으로 줄지어 장식되어 몸의 움직임에 따라 자연스럽게 흘러내린다. 부쉐론은 네크리스의 아름다움을 더욱 부각시키기 위해 1928년 작품에서 녹색 보석을 세팅했던 끝부분을 다이아몬드로 교체했다. 이 다이아몬드들은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록 크리스털로 인해 본래 지닌 밝기와 빛의 흐름이 배가되는 효과를 누리고 있다.



반클리프 아펠, 이와모토 링

반클리프 아펠 이와모토 링
반클리프 아펠 이와모토 링

반클리프 아펠의 새로운 하이 주얼리 컬렉션 ‘수 레 제투왈’ 중 하나인 이와모토 링은 2018년 일본의 아마추어 천문학자가 발견한 이와모토 혜성에서 영감을 받았다. 혜성의 영원한 빛을 표현하는 26.41캐럿의 스리랑카산 사파이어는 진귀한 스톤들이 그려내는 나선형 끝에 자리 잡고 있다. 풍성한 사이즈와 옥타콘 컷의 사파이어는 화려한 블루 컬러와 섬세한 결정을 한층 강조한다. 진귀한 사파이어와 함께 선보이는 또 다른 캐릭터 스톤은 1.08캐럿의 콜롬비아산 에메랄드로, 높은 순도와 독특한 헥사곤 컷이 돋보인다. 혜성을 닮은 활기 넘치는 디자인은 라운드와 바게트 컷 다이아몬드의 눈부신 반짝임과 투르말린의 밝은 색감 그리고 에메랄드 카보숑의 라운드 형태와 화려하게 어우러진다.



피아제, 엑스트라오디너리 라이츠 컬렉션 매지컬 라이츠 이어링


피아제 엑스트라오디너리 라이츠 컬렉션 매지컬 라이츠 이어링
피아제 엑스트라오디너리 라이츠 컬렉션 매지컬 라이츠 이어링

기발한 독창성과 고유한 채도 대비가 돋보이는 ‘엑스트라오디너리 라이츠’ 컬렉션은 밤하늘을 수놓은 다채로운 빛에서 영감을 받았다. 글로잉 랜턴 이어링은 골드와 옐로, 옅은 그린으로 정교하고 화려하게 반짝이는 랜턴의 컬러를 묘사했다. 매끄럽고 반투명한 크리소프레이즈 비즈로 완성한 태슬은 애플 그린 컬러의 쿠션 컷 칼세도니아와 완벽한 대비를 이루며, 그 위로 마르키즈, 바게트, 브릴리인트 컷의 화이트 다이아몬드와 옐로 다이아몬드가 섬세하게 조합되어 있다.



까르띠에, 픽셀라주 네크리스


까르띠에 픽셀라주 네크리스
까르띠에 픽셀라주 네크리스

까르띠에의 새로운 하이 주얼리 컬렉션인 ‘씨젬 썽(SIXIEME SENS)’은 독특한 감정의 힘을 담아낸 예술적 형태가 특징이다. 브랜드의 시그니처인 팬더를 닮은 픽셀라주 네크리스는 팬더의 마력을 담고 있다. 까르띠에가 예술적으로 표현한 많은 동물 중에서도 팬더는 1914년 이래 다양하게 재해석되며 모습을 드러냈다. 폴리싱한 오닉스로 팬더의 무늬를 표현하고 화이트와 옐로, 오렌지 컬러의 다이아몬드로 두께감을 형상화했는데, 특히 총 27.34캐럿에 달하는 골든 토파즈 3개가 오묘한 색감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볼륨감에 집중하고 측면 구조를 분리해 네크리스의 유연성을 고수하면서도 기하학적인 구조를 완성할 수 있었다.


불가리, 매그니피카 루비 메타모포시스 하이엔드 워치


불가리 매그니피카 루비 메타모포시스 하이엔드 워치
불가리 매그니피카 루비 메타모포시스 하이엔드 워치

시간이 지나도 변치 않는 화려함을 지닌 불가리의 ‘매그니피카’ 컬렉션은 하이 주얼리의 심장인 고귀한 젬스톤을 향한 예찬과 이탈리아의 장인인 마에스트리아(Maestria)에 대한 경의 그리고 불가리의 영원한 뮤즈인 영원의 도시 로마와 대담한 여성에게 바치는 헌사 등 3가지 주제로 전개된다. ‘매그니피카 루비 메타모포시스 하이엔드 워치’는 전체적으로 플래티넘으로 제작되었으며, 6.3캐럿의 앤티크 쿠션 컷 루비가 시계 커버 위에서 눈길을 사로잡는다. 강렬한 레드 톤이 매혹적인 이탈리아의 노을빛을 연상시키며, 바게트 컷 루비와 다이아몬드가 조화를 이루는 정교한 구조의 브레이슬릿이 손목을 관능적으로 감싼다.



샤넬, 알뤼르 셀레스테 네크리스


샤넬 알뤼르 셀레스테 네크리스



1932년 첫 번째 하이 주얼리 컬렉션을 선보인 샤넬은 90년이 지난 2022년 전설적인 ‘비쥬 드 디아망’ 컬렉션에서 천체라는 주제뿐만 아니라 간결한 선과 몸의 자유로움을 그대로 가져와 새로운 1932 하이 주얼리 컬렉션을 선보였다. 컬렉션의 시그니처인 ‘알뤼르 셀레스테 네크리스’는 빛의 심장, 별의 광채, 광활한 하늘로의 여행이라고 할 수 있다. 라운드 컷 다이아몬드 사이에서 55.55캐럿에 달하는 딥 블루 컬러의 오벌 컷 사파이어와 8.05캐럿의 페어 컷 다이아몬드(Type Iia DFL)가 놀라운 광채를 발한다. 이 네크리스는 변형이 가능해 후광 부분을 따로 떼어 브로치로 사용하거나 중앙의 다이아몬드를 브레이슬릿으로 만들 수 있으며, 네크리스의 길이도 줄일 수 있다.


Writer: Shim Kwan Sun, Editor: Lee Eun Kyo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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